길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사람이 여러 유형의 사람을 경험하는데 있어서 나이는 별 소용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19년간 보았던 인간의 종류를 모두 합쳐도 지난 몇달간 편의점에서 본 인간 유형보다 터무니 없이 적을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그것엔 알코올 이라는 빌어먹을 것들의 영향이 크긴 했지만.
오늘같은 경우엔 '아저씨들의 어처구니' 라는 테마였다고나 할까. 어제였던가 그제였던가의 '수표수표수표' 보단 강도가 약하긴 했지만 짜증은 두배였다. 배경 비슷하게 설명하자면 수표수표수표는.. 그래, 금액까지 기억한다. 상품도 기억해. 좋은느낌이였던가. 생리대(아마도)중형. 가격은 이천육백원짜리를 생긴건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가판대에서 들고 오더라. 해서 바코드를 찍고 이천육백원입니다. 했드니만 십만원짜리 수표를 내밀데..
내가 X씹은 표정이 된건 당연한 일이다.
편의점 계산기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냥 거스름돈 주는 것이 귀찮아서 그러나 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편의점 이라는 곳은 생각외로 사기를 상당히 많이 당하는 곳이다. 아무리 신분증을 제시하며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주어도 꼭 한번식 수표 조회라는 놈을 해봐야 한단 말이다. 이것이 얼마나 귀찮은가 하면 뒤로 주르르 손님이 몰려올때 수표조회를 할라치면 정말로 이리뛰고 저리뛰어야 한단 말이다. 더더군다나 그때의 나는 편의점에 나 홀로.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손님을 째려보았을 정도이니 말 다한거 아닌가.
아무튼 수표번호, 지점코드, 어쩌구들을 다 적어놓고 발행일자(이게 마지막 항목이다)를 누르려는 순간.
세상에, 발행일자 도장이 없드라.
머릿속으로 뻐꾹이가 돌았다. '너 삽질했어~ 삽질했어~' 들릴 듯 말듯 작게 욕을 내뱉고.
손님에게 '발행일자가 없네요, 현금은 없으신가요?' 하고 물었더니만 그쪽. 열라 띠꺼운 표정으로 없어요. 하드라.
어쩌랴. 저 쪽은 손님이고 나는 힘없는 알바생이다.=_= 계산을 해주어야 한다. 그르나! 만약에라도 위조수표라면 덤탱이 쓰는 쪽은 나.
전화조회를 하기로 했다.;ㅁ; 그 와중에도 손님들은 밀려오고. 1369였나? 아무튼 그런번호의 수표조회 서비스. 이것은 처음해보는 것이였는데. 수표번호 6자리와 지점코드 4자리등을 한꺼번에 누르고 우물정 자를 눌러주어야 한다. 이 시스템은 그러나 나와 같은 인간류에게는 최악이다.-_- 열심히 수표번호 누르다가 손님이 와버리고 계산해주고 나면 까먹어버리는 것이다. 어디까지를 눌렀는지(...)
몇번의 시도끝에 겨우겨우 제대로 눌렀나 싶었더니만.
조회가 아니되더라.=_= ...
어째서 인지는 모르겠는데 그쪽에서 발행일자를 요구했다. 그치만 원래 전화조회의 경우 발행일자는 요구하지 않는데.
솔직히 의심스럽기도 해서 이걸 어째야 하나, 다시 한번 다른 결제수단은 없으신가요 손님하고 물었더니만 되려 그쪽에서 버럭 성을 내고 수표를 받아들곤 나가버렸다.-_-
나야 뭐, 에라이 안판다 이놈아. 하고 말았지만.
그 후에도 그날엔 유독 수표가 많이 들어왔다. 나에겐 최악. 그것도 몇만원씩 사고 바꿔달라면 몰라. 삼백원짜리 껌사고 수표바꿔 달라는 인간은 도대체 제정신인 거냐고;ㅁ;으아앙
7시에 출근하는 언니가 올쯤 되어서 마지막의 여자가 그랬는데. 껌하나를 사고선 10만원 수표를 내밀더라.
열심히 수표조회를 해서 구만 구천 칠백원으로 바꾸어 주었더니만 하는 지갑에서 10만원 수표 한장을 더 꺼내더니.
이거 좀 만원짜리로 바꿔주세요. 란다.
.... 하느님, 정녕 이 소녀의 인내심을 시험하시나이까.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 되어 그냥 웃었다. 당시 기계 안에는 만원짜리로만 70여 만원이 그득히 쌓여 있었는데 방금 전 껌을 계산하면서 그 여자쪽에서 가득한 만원짜리가 보였을터였다.
그러나. 귀찮음으로 나는 뻔뻔해지기로 작정했다. 스윽- 계산기의 돈통을 기계안으로 밀어넣곤. 씨익 웃었다.
'손님 죄송하지만 잔금이 부족합니다'
.... .... 그 여자 얼굴이 확 구겨졌지만.
귀찮다고=ㅁ= 귀찮단말야!! 귀찮다고오오오오~!! 수표좀 내지마!!!
수표의 경우 돈을 세는 것의 귀찮음과 수표조회의 귀찮음이지만.
인간적인 짜증을 유발하는 사람들이 종종 출몰할 때가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나는 성격이 좋은편(...) .. 그러니까 알바생일 때는 좋은 편으로 가장해서 왠만해선 인상을 쓰거나 화를 내는 일이 없다. 대게는.
그런 내가 대놓고 인상을 구긴 적이 몇번 있긴 한데.
일단 저번에 연달아 세번을 들락거리며 환불 환불 환불을 반복하던 아줌마.ㅡ_ㅡ.. 의 경우. 그리고 뒤로 줄이 가득가득 손님이 몰려오는 와중에 스윽. 뻔뻔한 얼굴로 수표를 꺼내는 여자. 의 경우.
아무튼 오늘은!! '아저씨들의 어처구니'
그러니까 어찌된 일이였냐 하면은.
다른 편의점이야 잘 모르겠고(아마도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훼미리 마트의 경우에 핸드폰의 베터리를 충전하는데 30분이 걸리고 선불로 천원을 받는다. 여덟시 쯤이였나. 술에 취하신 아저씨가 오셨다. 그리곤 베터리를 맡기시더라. 받아서 충전기에 넣고 몇분 지나지도 않아서 아저씨가 다시 들어와선 대뜸 베터리를 달라 하시기에 드렸다. 별수 있나 주인이 달라는데 줘야지. 그랬는데 성질을 버럭 내는거다. 충전이 안되었다고. 그러니 다시 넣어달랜다. 기계가 한번 열리고 충전이 될때마다 계산기에는 천원씩 설정이 되기 때문에 그러려면 천원을 더 내셔야 합니다. 라고 했더니만 또 승질을 버럭.-_- 내면서 아니 그러면 충전이 안되었는데 더 해줘야지 그런 법이 어디있냐고 하시기에 꺼내달라고 하신건 손님의 의사니 그것이상은 저희책임 밖입니다. 라고 하며 점점 내 본성이 드러나려는 순간. 같이 일하는 언니가 중재를 해주었담.. 그 아저씨. 핸드폰 켤줄도 모르나. 일단 전원은 들어오는 상태였던 것. 전원이 들어오니 순순히 나가시는 아저씨.
... 뒤통수를 후려 갈기고 싶더만.
그 후에 또 다시.
요즘에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게 있다. 편의점 같은 경우엔 봉투무상제공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파는 것 등이 문제가 되는데 오늘 저 앞에 피씨방을 개업했다며 물건을 사곤 봉투를 공짜로 달라고 어거지를 쓰시더라. 해서 나는 힘없는 알바생이라 문제가 생기면 내 책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줄 수 없다고 했더니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기에 일단 물건을 계산했다. 마침 마지막 단위가 50원. 그걸 거스름돈으로 주면서 어차피 오십원짜리도 생겼으니 그냥 봉투값 계산하세요. 라고 했더니 순순히 주더라=_=아저씨들 설득하기. 참으로 피곤하다.
그리고 집에 오던길. 초절정.
언제나 처럼 버스에서 졸고 있었다(...) 그래, 나도 민망한건 알기에 맨끝자리에 앉아있었더니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혐오해마지않는 담배냄새가 코끝을 스치더라. 어처구니가 없어져 고개를 들어보니 생긴건 무슨 사쿠노오라비같이 생긴 얼굴 바위덩이만한 놈이 약이라고 처먹은 듯한 희멀건 눈을 해가지곤 담배를 펴 싸재끼고 있더만. 목구멍까지 욕이 치솟아서 들고있던 우산으로 머리를 찍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볼륨을 21로 해놓은 이어폰을 끼고있던 내 귀에까지 들리도록 진짜 상식이하네, 완전 몰상식. 이라고 들으라고 말하며 계--속 해서 째려봄에도-눈까지 마주쳤었다- 태연한 표정으로 피우드라. 정말;ㅁ; 아흑 내가 조금만 덜 소심했드라면!!!! 직접적으로 한마디 했을테지만 아쉽게도 나는 전형적인 에이형. ㅠ_ㅠ 불의에 눈을 돌리고 말았다.
그 손모가지를 분질러버릴 자식. 담배 꽁초를 획 하니 창밖으로 던지더라. 그 새끼 머리도 같이 날아가길 얼마나 바랬는지 모른다, 제기랄놈.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한번씩 다 쳐다보는데도 진짜 뻔뻔했다. 확 거시기를 짓이겨버려;ㅁ; 으앙
..아아. 네이버 블로그에선 차마못하는 얘기들 여기서 마구마구 해댄다-_-;허억.
속터져어어어어!!!!!!!!! 아아아악;;
# by 괭이 | 2005/07/12 0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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